그는 내 국회 생활에서 만난 사람 중 가장 최악(惡)이었다. 지금까지는


보좌진 생활(크게 보면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게 된다. 그 속에는 참으로 다양한 인간군이 존재한다. 그런데, 이러한 인간관계가 좋은 인연이 되면 좋겠지만, 때론 전생에 무슨 원한을 지었나 할 정도로, 악연으로 다가오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인간사 공통의 스트레스 근원이 된다.

 

사회생활이라는 것 자체가 대부분 조직과 관련이 되니 수평적이 아닌 수직적 문화가 형성된다. 그 중 상관의 부류에는 본인의 윗사람들에게는 한없이 딸랑거리며 애교를 떨지만 아랫사람들에게는 쥐 잡듯 냉철하고 냉혈한 두 얼굴의 인격을 가진 분들을 자주 본다. 이런 사람들을 가리켜 나는 강약약강(强弱弱强,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겐 강하다)이라 부른다.

 

그가 그랬다. 철저하게 조직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으며 윗사람들의 평가와 아랫사람들의 평가는 극과 극인 스타일이다. 결국 이런 사람들은 본인의 출세에 유리한 길을 걷는다. 선배들, 자신보다 이해관계가 우위에 있는 사람들을 대할 때 언행은 그야말로 예의범절하고 교태스럽다. 반면 자신이 약점을 잡았거나 이해관계에 전혀 예속되지 않거나 하급자에게는 비꼼, 일갈과 비논리적, 불합리적 처우를 해댄다.

 

나는 충청지역 P국회의원실로 들어갔다. 나는 처음 들어가자 마자 그로부터 이상한 협박(?)을 받았다. 그는 자기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끝이라며, 이전에 함께 일했던 친구가 다른 의원실로 지원을 하자 그쪽 방의 보좌관에게 연락해 지원한 그 친구의 이력서를 파기시켜버리라고 얘기를 했다면서 나를 겁박했다.


"내 밑에서 함께 일했던 친구가 그만두고 다른 의원실로 지원했거든. 그래서 내가 그쪽 방 보좌관한테 연락해가지고 그 친구의 이력서랑 다 삭제시켜버리라고 했지"


그는 의기양양한 듯 떠들어댔지만 이게 자랑이 아니라는 것은 정상적인 사고를 갖춘 사람은 알고 있다.

 

나는 피감기관에 인재검증 추천제에 대해서 문의를 했다. 찾아봐도 나오지 않았고 업무보고 책자에도 설명이 없었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유선 상으로 설명만 들으면 됐다.통화 이후 그가 화를 냈다. 기관이 물어보는 곳이냐고. "어따대고 인턴주제에 전화하냐고"

 

이러한 경우도 있었다. 상임위원회 회의가 길어졌다. 그 상임위원회에는 그가 가 있었다. 선임보좌관은 먼저 퇴근했다. 함께 의원실에 남아 있던 비서관도 퇴근하면서 나에게 상임위 끝나면 정리하고 들어가라고 말했다. 오후 720여분쯤 회의가 끝났다. 나는 약 20분쯤을 더 기다렸다가 740분쯤 퇴근했다.

 

다음날..

그는 다분히 나를 표적으로 말했다

어제 누가 제일 마지막으로 퇴근했어?”

나는 대답했다.

접니다

회의도 안 끝났는데 집에가?”

회의 끝나고 갔습니다. 20분 정도 기다렸다가 아무도 안 오시길래 갔습니다

나한테 간다고 말했어?”

안 했습니다.”

인턴주제에 슈퍼갑이야라고 말하면서 또 나를 갈궜다.

 

일단 나는 그에게 미운털이 박힌 게 맞다. 이유는 모른다. 그러나 이렇든 저렇든 억울한 일 많이 겪는다. 유념하는 것이 좋다. 나는 억울했기 때문에 이후에 다시 한 번 어제 저녁에 비서관이 했던 말을 언급하며 해명했다. 그러자 그는

일개 비서관이 퇴근하라고 하면 하는 거야!?”


하루는 야근이 있던 날, (사실 내가 야근할 일거리는 없다. 단지 분위기와 눈치때문에 야근하는 것이었다)

나는 아는 사람과 저녁을 먹고 오겠다며 6시에 나간 후 7시에 들어왔다.

그러자 그는 또 무슨 저녁을 1시간이나 먹고 오냐며 다짜고짜 나를 갈궜다.

실컷 갈군 후 배가 고파졌는지 그는 컵라면으로 저녁을 떼웠다. 


그는 이외에도 여러 가지 폭언이 난무했다.

 

도대체 다른 의원실에서 얼마나 개같이 배웠으면 이래?”

아니 씨발. 다른 인턴들은 어떻게 하는 지 알아?”

그렇게 하면 행정보조랑 다를 게 뭐야? 그런 건 누구나 다 해

너 면접도 제대로 본 거 아니잖아. 선거기간 겹쳐서 그냥 아무나 대충 뽑은거지

 

(자 이 정도까지 하겠다. 이 맥락에게 필자를 향해 너가 일을 얼마나 못했길래?’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당신도 타인에 대한 이해력과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장애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2의 그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조심하자.)


그리고 그는 여전히 국회의원회관에서 충청지역 P국회의원을 모시며 보좌관으로서 어디선가 누구에서 무슨일을 생기게 만드는 짓거리를 만들며, 대접받고 떵떵거리며 갑질을 하며 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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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꼼데가르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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